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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게임/레트로 HW

[DC] 드림캐스트 완전체, USB-GDROM

by 수빡돈 2020. 10. 24.

[DC] 드림캐스트 완전체, USB-GDROM

 

 

  90년대 후반, 혹은 2000년대 초반에 드림캐스트를 가지고 놀았던 사람이라면 아마 대부분 세가의 팬일 것이다. 마스터 시스템, 메가드라이브, 세가새턴으로 이어지는 세가 콘솔의 계보를 이어받은 드림캐스트는 최고의 게임기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기기였다.

 

 

 

 

 

필자의 학창시절을 즐겁게 만들어 준 추억의 게임기, 드림캐스트
오랜만에 켜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드림캐스트의 시간 설정화면, 1998년 11월 27일은 드림캐스트의 일본 발매일이다.

 

 

 

 

 

  필자의 학창 시절 추억 한편을 널찍하게 차지하고 있는 드림캐스트였기 때문에, 플스2를 구입하기 위해 헐값에 팔아버린 드림캐스트는 레트로 게임을 모으기 시작하면서 항상 구매리스트 상단에 두고 있었다. 이렇게 저렇게 알아보던 중, 게임 GD 없이도 USB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USB-GDROM'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이건 무조건 사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이 USB-GDROM을 구하기 위해 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USB-GDROM 공식 판매 사이트의 설명

 

 

 

 

 

  지금은 SD카드를 장착하는 GDEMU에, 그 GDEMU의 중국산 카피 버전까지 등장해서 비교적 저렴하게 드림캐스트를 세팅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필자가 USB-GDROM을 중고로 구입한 것이 대략 4년 전이었는데, 여기저기서 알아보고 힘들게 USB-GDROM이 장착된 드림캐스트를 판매하는 사람을 찾아서 38만원에 구입했었다. 그 당시에는 워낙 귀한 물건이라 38만원도 나름 저렴한 금액이었다.

 

 

 

USB-GDROM이 장착 된 드림캐스트

 

 

 

 

 

  USB-GDROM은 아직까지도 GDEMU보다는 더 비싼 금액대로 거래가 되는데, 구동율이 더 좋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사실 가장 큰 이유는 GDEMU와는 달리 보드를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즉 VA0 보드에도, VA1 보드에도 다 장착이 가능하다. GDEMU의 경우 VA1 보드에만 장착이 가능해서 한 때 보드가 VA1인 드캐의 중고가가 치솟기도 했었다.

 

 

 

필자가 사용중인 드림캐스트는 GDEMU 장착이 불가능한 VA0 보드였다.

 

 

 

 

 

  필자는 USB-GDROM이 장착된 드캐를 중고로 구입했다. 그래서 완성된 작품을 거꾸로 분해해봤는데, 구조 자체는 상당히 간단하다. GDROM이 있던 그 자리에 그대로 장착되어있다. 알아본 바에 따르면 2장 이상의 GD로 구성된 게임에서 GD 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GDROM 드라이브에 붙어있는 오픈 감지센서를 USB-GDROM의 보드로 이식해서 달아주어야 한다. 납땜이 필요한 작업으로, 필자가 직접 해야 했다면 아마 납땜 경험이 많은 친구에게 부탁했을 것 같다.

 

 

 

USB-GDROM과 이식된 감지센서

 

그냥 GD-ROM 부위에 그대로 끼우기만 하면 된다.

 

 

 

 

 

  어쨌든 다시 잘 조립하고 이제 테스트를 해보자. 오늘의 테스트를 위한 게임은 버추어 스트라이커 2. 

 

 

 

 

 

 

 

 

  USB-GDROM을 장착하고 전원을 넣으면 드림캐스트 로고가 나온 뒤 아래와 같은 화면으로 넘어간다. 마치 MS-DOS를 연상시키는 인터페이스. 복잡할 것은 없고 그냥 여기서 게임을 골라 실행시키기만 하면 된다.

 

 

 

언제봐도 정겨운 드림캐스트 구동화면

 

마치 MS-DOS를 연상캐 하는 USB-GDROM의 인터페이스

 

테스트는 한일전으로!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골 넣기가 힘들다. 결국 승부차기로 가서

 

결과는 대한민국 승!!

 

 

 

  잘 작동한다. 일반 드림캐스트와 로딩 속도가 차이 난다는 이야기도 본 적 있지만 사실 GD로 돌렸을 때의 로딩이 어느 정도였는지 잘 기억이 안 나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비교불가. 물론 드캐를 한 대 더 꺼내서 동시에 돌려보면 알 수 있겠지만... 솔직히 어.. 음... 귀찮다;; 혹시 로딩의 차이를 정확히 알고 싶은 분 계시면 아래에 댓글 달아주시면 테스트를 음... 고려는 해보겠다(댓글은 귀찮은 수빡돈도 움직이게 한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버추어 스트라이커 2는 투박하긴 하지만 피파나 위닝 시리즈랑은 또 다른 맛이 있다.

 

 

 

 

 

 

 

 

 

 


USB-GDROM은 USB를 가린다?

 

 

  블로그에 글은 이제야 올리지만 필자는 이미 이 기기를 4년 정도 가지고 놀았다. 게임을 플레이 한 시간이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 당시에는 이 USB-GDROM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나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것저것 꽤 많은 테스트를 해봤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던 부분은 바로 USB. 여러 가지 USB들로 테스트를 해봤지만 USB에 따라 잘 되는 것이 있었고 안 되는 것도 있었다. 사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모든 테스트를 다 해본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용량이 적은 32기가 이하의 USB들은 대부분 문제없이 잘 인식하는데 반해 용량이 큰 64기가 이상의 USB들은 인식여부가 USB마다 조금씩 달랐다. 또 작동은 하지만 원활한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테스트에 사용했던 모든 USB들은 다른 기기에서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문제없는 USB들이었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USB 2.0과 FAT32 방식으로 사용하라고 나와있다. USB 3.0을 지원하는 USB들도 문제없이 사용 가능했지만, 64기가 이상의 USB들은 FAT32가 기본값으로 잡혀있지 않고 FAT32 방식으로 포맷을 하려면 강제로 FAT32로 포맷을 해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한다. 아마도 그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SanDIsk 64기가 USB의 경우 처음에는 잘 구동되었다가 점점 게임 구동률과 USB의 인식률이 떨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삼성의 128기가 제품으로 바꾸고 나서는 몇 년째 아무 문제없이 잘 써오고 있다.

 

 

 

홈페이지에서의 설명. FAT32가 핵심이다.

 

 

 

  단순히 필자가 가지고 있는 기기만의 문제인지 아니면 USB-GDROM 자체가 가진 특성인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다. 그리고 그냥 한 개인의 경험일 뿐, SanDisk 제품들이 다 안되고 삼성 제품들이 다 잘 된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비슷한 사례로 어려움을 겪는 유저들이 있는 것을 보면 비단 필자 개인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잘 작동하는 USB를 구하기만 하면 정말 말 그대로 완전체의 드림캐스트가 탄생한다. 그 이후로는 즐기는 일만 남은 것이다.

 

 

 

 

 

 

 

 

 

 


완전체 드림캐스트

 

 

  사실 드림캐스트의 간판 게임들은 대부분 다 PC나 콘솔로 이식이 되었다. 특히 쉔무 1, 2의 플스4와 스팀으로의 이식은 사실상 드림캐스트의 아이덴티티를 완전히 박살 낸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하지만 레트로 게임의 또 다른 이름은 추억이라고 했던가. 직접 드림캐스트를 플레이 해 본 경험이 있는 유저라면 투박하고 불편한 조작감의 패드지만 그 패드 그대로 플레이하는 것이 또 레트로의 진정한 맛이라고 생각한다. USB-GDROM으로 렌즈 수명 걱정 없이, 시끄러운 렌즈의 소음 없이 레트로의 뽕에 취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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