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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플스5 디지털 에디션과 엑스박스 게임패스, 이제 게임 패키지 시장은 끝을 맺는가.

by 수빡돈 2020. 9. 28.

플스5 디지털 에디션과 엑스박스 게임패스,

이제 게임 패키지 시장은 끝을 맺는가.

 

 

 

  지난 10일, 마이크로 소프트는 '엑스박스 시리즈 X/S'를 발표하며 차세대 콘솔 게임기 시장의 시작을 알렸고, 소니 역시도 지난 17일 '플레이스테이션 5'를 발표하며 엑스박스 시리즈는 오는 11월 10일, 플스5는 11월 12일에 각각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콘솔 게이머라면 누구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차세대기 발매 소식에 루리웹을 비롯한 각종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차세대기에 관련 이야기들로 한동안 시끌벅적했다.

 

 

 

플스5와 엑스박스 시리즈 X/S

 

 

 

 

 

  많은 사람들이 8K 해상도가 어떻고, SSD가 어떻고, 테라플롭스가 어떻고 이야기할 때, 필자의 눈에는 그런 게임기의 성능 보다도 다른 부분이 더 눈에 들어왔다. 바로 엑스박스 게임패스와 플스5 디지털 에디션. 엑스박스 게임패스는 넷플릭스와 같은 구독 서비스로 한 달에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패스에 포함된 모든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이다. 플스5 디지털 에디션은 블루레이 드라이브가 없는 버전으로 디지털 다운로드 게임만 구매해서 즐길 수 있는 기기이다. 게임패스와 디지털 에디션은 직접적인 비교대상이 안 되는 서로 다른 부분이긴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게임패스를 구독하던, 디지털 에디션을 구입하던, 게임 패키지를 구입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점이다.

 

 

 

PS5 디지털 에디션

 

 

 

 

 

  게임 팩에서부터 CD, DVD를 거쳐 BL까지, 실물 게임 패키지는 지금까지 콘솔 게임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해왔다. 물론 콘솔 게임기에서 DL(다운로드)버전 게임을 처음 판매하기 시작한 것도 플스3 시절부터로 꽤 오래되긴 했지만, 콘솔 게임을 구매한다는 것은 게임 매장(혹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게임 패키지를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한국에서는 그리 익숙한 모습은 아니지만 옆나라 일본에서는 특정 게임의 발매일에 아침일찍부터 매장 앞에 줄을 서서 게임을 구매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게임 패키지를 사서 모으고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소장한다는 것에 큰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 차세대기들에서는 콘솔 게임 시장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였던 실물 게임 패키지가 어느 정도 배제된 모습인 것이다.

 

 

 

GAMEBOY 팩들, 옛날에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 이런 팩들이 꼭 필요했다.

 

 

 

 

 

  그렇다고 아예 게임 패키지 출시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분명 엑스박스도 게임 패키지를 출시할 것이며 플스5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적극적으로 게임패스를 홍보하고 대중들의 반응은 미지근하지만 디지털 버전의 기기를 출시한다는 것은 콘솔 게임 시장의 큰 흐름이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임 패키지를 배제하고 온라인 DL판매나 게임패스에 집중한다는 것이 여러 가지 이유에서 아직은 시기상조이며 아직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유저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소니에서,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그러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 유저들의 반응과는 별개로 어쨌든 제작사들이 패키지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한 발짝 내디뎠다는 것은 분명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플스5로 발매될 스파이더맨과 데몬즈 소울 패키지
엑스박스용 기어즈 택틱스 패키지

 

 

 

 

 

  소니의 다운로드 전용기기 발매는 이번 플스5 디지털 에디션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9년 10월, 자사의 휴대용 게임기 PSP(PlayStation Portable)에서 UMD 드라이브를 제거한(그래서 DL로만 게임을 구매해서 즐길 수밖에 없는) 'PSP GO'를 출시했다. 기존의 PSP보다 더 가벼워지고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등 몇 가지 변경점들이 있었지만, 기존의 패키지 게임을 구동할 수 없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당시 소니의 PSP GO 발매를 패키지를 없애고 DL로 가고자 하는 소니의 궁극적인 목표의 시작점으로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SONY의 PSP GO, 당시 3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과 가지고 있는 게임도 다운로드로 다시 구매해야하는 불편함 때문에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게임패스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엄청난 자금력을 등에 업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실제로 유저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신작 게임들도 패스에 포함시키는 과감함을 보이면서 가격 또한 매우 저렴해서 게임 소장보다 플레이에 중점을 둔 사람들은 게임패스에 열광하고 있다. 플스와 엑박은 같은 게임이 동시에 출시되는 경우가 많은데 같은 게임을 두 번 구입하는 것은 돈 낭비 같지만 게임패스가 있으면 그런 부분에 대한 걱정을 덜어줄 것이라는 생각에 필자도 이번 차세대기 엑스박스는 구입할 예정이다. 어쨌든 게임패스를 구독하더라도 소장을 위해 패키지를 또 구입하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차세대기로 넘어오면서 풀 프라이스 게임 한 장에 8만원이라는 가격이 매겨지면서 게임패스가 더욱더 매력적이게 된 것도 사실이다.

 

 

 

엑스박스 게임패스, 매월 결제이긴 하지만 가격 자체가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그러면 게임을 판매하는 제작사들이 왜 이렇게 패키지 시장에서 DL로 넘어가려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다운로드한 게임은 해당 계정이 귀속되며 중고거래가 불가능하다. 또 다운로드로 게임을 판매하게 되면 단순히 게임을 서버에 올려놓고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다운로드만 하게 해 주면 되니 시장의 수요를 잘못 예측해서 과도하게 많이 찍어낸 패키지 때문에 손해를 볼 일도 없다. 또 패키지를 만드는데 비용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세일을 하는데 부담이 없고 세일을 통해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도 있다. 게임을 패키지 구매 형식이 아니라 다운로드 구매로 바꾸게 되면 여러 가지로 제작사 입장에서는 이득인 것이다. 게임을 사고 파는 중고거래가 불법은 아니지만 제작자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중고거래가 싫다고 하더라도 레트로 게임을 구하려고 할 때 중고거래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PSP GO의 사례를 보더라도, 또 최근의 플스5 디지털 에디션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응을 보더라도, 여전히 아직은 패키지가 게임 시장의 주를 이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게임패스는 어떻게 보면 다운로드 게임의 궁극적인 형태가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어릴 때부터 꾸준히 게임을 즐기고 구입하고 소장해온 코어 게이머들의 소장욕구를 완전히 충족시켜주지는 못한다.

 

 

 

게임이 자꾸 번식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

 

 

 

 

 

  전자책이 나왔지만 종이책이 사라지지않고, CD나 MP3를 넘어 스트리밍이 주를 이루는 음반 시장에서도 아직 LP를 즐겨 듣는 마니아층이 존재하듯이 게임 패키지 시장도 분명히 하루아침에 사라지거나 그러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과 PC 게임을 주로 즐기는 지금 현재 10대들은 게임을 구입한다는 개념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 일단 무료로 다운받아서 게임을 해보고 마음에 들고 재미있으면 현질을 하는 요즘 아이들은 처음부터 큰 금액을 내고 게임을 구입하는 것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물론 이렇게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에게 게임을 소장한다는 개념도 존재하지 않는다. 훗날 이 아이들이 자라서 사회의 흐름을 주도하는 시기가 왔을 때 게임 패키지의 구매는 생소한 개념이 될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은 패키지 시장이 사라질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차세대기들의 등장으로 그것을 반기든 그렇지 않든 어쨌든 변화는 시작되었다. 패키지 구입에 익숙한 지금 현재 30~40대들을 다운로드 구매로 설득시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겠지만 지금의 10~20대가 자라서 30대, 40대가 되었을 때는 굳이 설득을 시킬필요도, 변화를 강요할 필요도 없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고 그런 시대적인 흐름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매니아층의 형성을 뜻하기도 하지만 주류에서 밀려나 비주류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한 변화에 적응하고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따라갈지 계속해서 나만의 스타일을 유지할 것인지는 결국 각자 개인의 몫일 것이다.